최근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전기장판, 전기방석, 온수매트 등 온결기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저온화상' 환자가 늘고 있다. 저온화상은 신체에 계속 열이 가해짐으로써 발생하며 열이 가해진 강도, 접촉된 시간, 접촉한 생체 조직 열전도 능력에 따라 화상의 깊이와 정도가 결정된다. 저온화상은 별다른 통증이 없어 화상을 입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저온화상은 어떨 때 발생하는 걸까? 하이닥 전문가들이 저온화상에 관한 궁금증에 답을 전한다.
q. 추위를 잘 타는 체질이라서 늘 다리 쪽에 전기히터를 틀고 일을 합니다. 어느 날 허벅지를 보니 시퍼렇게 멍든 것처럼 되어 있더라고요. 통증이 있다거나 특별한 증상이 있는 건 아닙니다. 저온화상일까요?화상을 유발하지 않는 낮은 온도라 하더라도 지속해 노출 시에는 화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화상을 통틀어서 저온화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저온화상이라기보다는 장시간 히터에 노출되어서 접촉 부위 혈류가 증가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색조 변화로 보시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증이나 부종 등의 증상이 없다면 한두 달 정도 지켜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하이닥 흉부외과 상담의사 송창민 원장(베스티안우송병원 화상센터)저온화상으로 생기는 증상 중 '열성홍반(erythema ab igne)'으로 보입니다. 그물 모양으로 빨갛게 홍반이 발생하다가 계속 따뜻한 열에 노출되면 점점 갈색으로 바뀌면서 영구적인 색소침착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더 이상 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며, 일단 변화가 생기면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치료해야 합니다. 열성홍반은 온열 기구가 놓인 쪽의 다리에만 생기는 경우가 잦으며, 열에 대한 노출이 중단되면 사라지기도 합니다.- 하이닥 피부과 상담의사 임현상 원장(명동고운세상피부과의원)
q. 날씨가 워낙 추워서 핫팩을 붙였습니다. 옷 위에 붙이니까 별로 따뜻하지 않아서, 팔과 다리, 배 등 맨살에 그대로 붙였는데,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후끈후끈 아프고 따갑습니다. 이런 것도 저온화상인가요?저온화상은 50~60도 정도 되는 비교적 높지 않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에 생깁니다. 저온화상으로 인해 피부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에는 화상치료가 필요합니다. 다른 화상보다 저온화상은 더 깊어질 수 있어 오랜 시간의 치료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물집이 생기지 않은 경우라면 화상치료까지는 필요 없지만 추가 손상을 막기 위해 핫팩 사용을 중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핫팩은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발열이 6~10시간 이상 유지되고, 최고 70도까지 온도가 높아질 수 있으며 특히 피부에 직접적으로 붙이게 되면 저온화상의 위험이 커져 주의해야 합니다.-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임진규 원장(정담외과의원)
q. 드라이기 온도를 가장 높게 해서 머리를 말리는데, 말리고 나면 항상 목덜미가 너무 뜨겁고 뻐근합니다. 따끔하거나 빨개지지는 않은데, 매번 목덜미가 너무 뜨거워요. 머리 말리다가 저온화상 입을 수 있나요?샤워 후 젖은 머리를 말려주는 헤어 드라이기는 약 120℃에 달하는 고온의 바람을 내뿜습니다. 물은 100℃만 돼도 피부에 즉각 화상을 입히죠. 일반적으로 피부 세포가 화상을 입으려면 특정 온도 이상의 열에너지가 일정 시간 이상 계속 공급되어야 합니다. 특정 부위에 계속 드라이기 열을 가할 경우 저온화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저온화상은 고온 화상과 달리 서서히 피부를 손상해 자각 증상이 늦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피부 괴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피부가 빨개지거나 물집이 생기고 가려움증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납니다. 드라이기 열로 저온화상을 입지 않더라도, 너무 뜨겁게 드라이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에 자극이 계속되면 피부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적당한 온도로 드라이기를 사용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이닥 응급의학과 상담의사 김성호 원장(화인의원)
q. 온수매트를 사용하다가 저온화상을 입어서 매일 화상 연고를 발랐습니다. 물도 안 닿고 밴드 붙이면서 생활했는데, 밴드를 떼니까 화상 입은 부위에 노란 진물이 생겼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치료 방법이 잘못되었다기보다는 화상 상처가 워낙 깊기 때문에 나타난 증상으로 보입니다. 노랗게 보이는 부분은 피부가 손상당한 부분으로 가피로 생각됩니다. 저온에 오랜 시간 화상을 입으면 가피 즉 죽은 살이 생깁니다. 보통 흰색이지만 고온 압박 손상이라든지 피부 대부분이 손상당하고 피부밑의 지방층이 손상되면 노란색으로 보입니다. 면적이 넓지 않고 선상 형태의 병변이라 가피 부위를 절제하고 양측을 당겨 봉합하는 피판술이 치료 기간을 짧게 하고 흉터를 작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병원에 방문하여 진단 및 치료 방법에 대해 상담 받아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나은종 원장(시원외과의원)
q. 출산한 지 85일 된 산모입니다. 혈액 순환을 위해 전기 찜질기에 다리를 대고 있다가 잠이 들어 저온화상을 입었습니다. 다리에 물집이 생겨 물집을 빼고 드레싱 정도만 했는데요. 이렇게 소독만 해도 괜찮을까요? 큰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요?저온화상은 따뜻한 온도에 피부가 노출되므로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후 점차 열기가 피부 속 깊게 침투하게 되면 해당 부위가 붉어지면서 피부가 벗겨지고, 가려움증을 느끼게 됩니다. 저온화상의 증상을 인지하였을 경우에는 화상 부위를 10분 정도 흐르는 물이나 생리 식염수 등을 이용해 열기를 없애주고 식혀주어야 합니다. 물집이 이미 형성된 경우와 피부색이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는 피부 색소침착이 지속될 경우에는 응급 치료만으로는 증상 개선이 힘들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 절차와 치료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온화상은 처음에는 2도 화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3도 화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피부이식술과 가피절제술 등의 수술적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조건 큰 병원보다는 화상 전문 병원에서 치료받길 권합니다.- 하이닥 외과 상담의사 박필경 원장(새봄외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송창민 원장(베스티안우송병원 화상센터 흉부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임현상 원장(명동고운세상피부과의원 피부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임진규 원장(정담외과의원 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나은종 원장(시원외과의원 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박필경 원장(새봄외과의원 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