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비혼의 시대로 가고 있다. 27일 발표한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대의 42.5%가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36.3%와 비교했을 때 약 6.2%가 높아진 수치로, 사상 처음으로 국내 30대 남녀의 미혼율이 40%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코로나, 실업률, 높아진 부동산 가격 등을 꼽는데, 문제는 이렇게 높아지는 미혼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출생률과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한민국의 출생률은 0.82명으로, 대한민국 인구수 5,100만 명 유지에 필요한 2.1명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또한, 국내 2030 세대들의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높아지는 미혼율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사람인이 2030 세대를 대상으로 결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2%가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라고 대답했으며, 80.9%는 ‘자녀 출산이 부담스럽다’라고 응답했다.
미혼 vs 기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이렇게 청년 미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결혼의 유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지금까지 발표된 각종 논문에 따르면 기혼자는 미혼자와 비교해서 정신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서 높은 수준의 건강 상태를 유지했으며 더 낮은 사망률을 보였다. 2013년 미국종양외과과학지(th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기재된 내용을 보면 기혼 암 환자들의 암 전이율이 비혼 암 환자들과 비교해서 약 17% 정도 낮게 나오는 등 기혼자들의 암 생존율이 미혼자들보다 높았다. 2014년 미국심장학이사보(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따르면 제프리 쿠빈(jeffrey kuvin)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성인 약 3,500만 명의 건강기록을 살펴본 결과, 기혼자가 심장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미혼자보다 현저히 낮았다. 쿠빈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스트레스가 심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결혼 생활의 장점에 대해 설명한다”라고 말하며, “행복하고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와 갈등을 적게 경험하기 때문에 심장 관련 질환에 걸릴 위험이 적다”라고 전했다. 박사는 배우자의 사망 등 결혼 생활에서 받을 수 있는 심각한 수준의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성 심근증(broken heart syndrome)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혼생활과 정신 건강행복한 결혼 생활은 정신 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뉴질랜드 오타고대학교(university of otago) 연구진이 2009년 영국 학술지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결혼생활은 남녀 모두의 정신건강에 좋다. 특히,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아졌다. 연구를 이끌었던 케이트 스콧(kate scott) 박사는 “결혼생활은 우울증도 뛰어넘게 한다”라고 조언하며, “결혼생활은 남녀 모두에게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또한, 브리검영대학교(brigham young university) 홀트-런스타드(julianne holt-lunstad) 교수는 자신의 논문 ‘is there something unique about marriage?’에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거나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하며, 결혼생활이 스트레스 감소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는 것보다는 미혼이 정신건강에 더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전했다.